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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도 흉기도 없었는데…미 운전자, 매주 한 명씩 경찰에 피살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에서 경찰이 지난 5년 동안 총이나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거나 폭력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비무장 운전자 또는 동석자 400명 이상을 교통 단속 때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주 한 명 이상이 교통 단속 과정에서 살해당한 꼴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탐사 기획기사에서 보도했다. NYT가 지난 2016년 9월30일 이후 벌어진 경찰의 비무장 운전자 또는 동석자 살해 사건 중 180여 건의 사건 영상과 음성, 기록을 분석한 결과 75명 이상은 차량 절도 의심을 받았고, 60여 명은 난폭 운전을 이유로 차량 정지를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단순 절도와 같은 비폭력 범죄 의심 사건이었다. 단지 과속을 했거나 미등이 깨졌다는 이유로 단속을 시작했다가 총격 살해라는 비극적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당수 사건에서 경찰은 차량을 멈춰 세우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총을 쏘겠다'고 협박했고, 커다란 위협을 느낄 상황이 아닌데도 과민 반응하며 마구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남자친구와 자동차 여행을 하던 두 아이의 엄마 제네비브 도스(21)는 댈러스의 한 아파트 빌딩 바깥에 차를 대고 자다가 '수상한 차가 있다'는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 6명이 차를 둘러싸고 "손들어"라고 외치는 소리에 눈을 떴다. 잠에서 깨 당황한 도스는 차를 천천히 후진하려다 순찰차가 퇴로를 막아서자 다시 앞으로 조금 움직였다. 이에 2명의 경관이 13발의 총탄을 쏴 그를 숨지게 했다. 당시 한 경찰관이 남자친구를 끌어낸 뒤 무전기에 대고 "그들이 경찰차를 두 차례 박았다"고 거짓 보고를 하는 장면이 보디캠 영상에 포착됐다.   같은 해 테네시주에서는 한 보안관이 정지된 번호판을 달고 도망가던 운전자를 가리켜 부하 경찰관들에게 "차로 박지 말고 그냥 쏴라"며 사격을 지시한 장면도 보디캠에 그대로 담겼다. 이와 같은 경찰의 과잉 대응은 교통 단속 때 운전자가 갑자기 총을 꺼내 공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경찰학교 수업에서부터 과거 경찰관들이 교통 단속 때 운전자의 총격으로 숨진 사진과 통계를 보여주면서 경관들에게 경계심을 주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위협은 매우 과장된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2016년 이후 근무 중 살해된 280여 명의 경관 중 60명이 교통 단속 중 운전자 총격으로 사망했으나, 경찰이 민간인과 접촉하는 사례 대부분이 교통 단속이라는 점에서 이는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종 연구 결과 경찰관이 일반적인 교통 단속 때 살해당할 확률은 360만 분의 1에서 650만 분의 1에 불과했다. 슬림 길 솔트레이크시티 지방검사장은 NYT에 "그 위험은 통계적으로 무시해도 될 정도지만 부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비무장 운전자들을 살해한 경관들의 '생명을 위협을 느꼈다'는 주장은 검찰과 법원에서 거의 인정되는 분위기다. 400여 건 가운데 경찰관이 기소된 것은 32건이고, 유죄가 선고된 것은 5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YT 운전자 비무장 운전자 운전자 총격 부하 경찰관들

20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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